파리 근교 나들이, 발두아즈 고고학 박물관 Le Musée archéologique Val d'Oise
Le Musée archéologique Val d'Oise
파리 근교 발 두아즈 고고학 박물관
June 2023
파리 근교에 살면서 늘 파리를 동경하고 있는 이유 중 하나는, 다양한 문화생활이 그립기 때문이다. 한국의 서울처럼 박물관, 미술관, 전시회를 비롯한 생활 가까이서 즐길 수 있는 문화 활동은 파리에 집중되어 있다. 내가 살고 있는 발 두아즈(Val d'Oise) 지역에서 파리까지 차로 40분이면 도착할 수 있지만 그래도 파리는 늘 마음을 먹고 나가야 하는 거리감이 존재한다.
하지만 내가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불만을 털어놓는 대신, 내가 가지고 있는 것에 만족해 보고자 우리가 거주하는 발 두아즈 지역 이곳저곳을 탐방하기로 마음먹었다. 이번 주말, 우리가 방문한 곳은 발 두아즈 고고학 박물관으로 아이와 함께 가기 좋아 보였다.
기대가 없으면 실망도 없다.는 말이 떠올랐을 만큼, 막상 고고학 박물관에 도착하니 인터넷 사진으로 보는 것보다 훨씬 볼거리가 많은 모습에 현장에서의 기쁨이 두 배로 느껴졌다. 현재 박물관에서는 올해 2월부터 시작된 특별 교육 전시회인 네안데르탈(Neanderthal) 엑스포가 열리고 있었다. 호포사피엔스는 잘 알려져 있지만 네안데르탈인은 과연 누구일까?
네안데르탈인은 현생 인류인 호모사피엔 전에 존재했으며 35만 년 전 유럽에 나타났다고 한다. 독일, 벨기에를 비롯해서 지중해 연안의 나라부터 우즈베키스탄에 이르기까지 유럽 곳곳에서도 그들의 화석이 발견되었다고 하는데. 특히 네안데르탈인은 추위에 잘 적응하여 유럽과 아시아에 고르게 분포되었음을 알 수 있다.
박물관 내부에 들어가면 나이가 어린 아이들이 편하게 방문하고 즐길 수 있는 놀이방처럼 꾸며진 곳도 있었다. 고 인류의 모습을 벽화로 표현하기도 했고 고대시대 생활 모습을 인형과 장신구들로 소개하고 있었다. 놀이방 한켠에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텐트도 설치되어 있었으며 그 안에는 동물 털로 만들어진 바닥 카펫트에서 자유롭게 책을 읽을 수 있는 비밀의 공간도 마련되어 있었다.
이번 발두아즈 고고학 박물관에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것은 직접 고대시대 인류들이 생활했던 모습을 직접 재현해 내는 시간이었다. 마치 진짜 고대시대에서 타임머신을 타고 온 듯한 아저씨는 잊혀져만 가는 고대 문명에 열정을 가지고 그 문명을 더 많은 이들에게 소개하는 것을 직업으로 하고 있었다. 그는 프랑스 북부 노르망디 지역에서부터 북유럽 국가 해안가에서 직접 채취한 돌들로 생활에 필요한 도구를 직접 제작했다. 또한 동물의 뼈나 씨앗 등을 이용해 예쁜 장신구를 만들어 내는 모습을 보며 현대의 기술과 기계문명에 적응해 있는 우리들에게 새로운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보여줬다.
네안데르탈인은 호모사피엔스에 비해 뇌의 크기가 크고, 근육이 발달할 정도로 강인한 체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현재의 우리와 가장 두드러지게 다른 점은 큰 머리 크기로 목길이가 많이 짧았으며 키가 조금 작은 모습이었다. 이들은 매머드, 털코뿔소, 하이에나, 사자, 동굴, 늑대, 사슴, 독수리, 여우 등을 사냥했으며, 이를 통해 의복과 음식을 해결하고 생존에 필요한 도구를 직접 만들었다.
네안데르탈인은 위 사진에서와 같은 자연의 재료들을 사용해서 생활에 필요한 각종 도구를 만들었다.
동물의 가죽(Cuir), 석탄(Charbon), 나무껍질(écorce d'arbre), 동물의 뼈(Os), 나무(Bois), 부싯돌(Silex), 조개껍질(Coquillages), 동물의 털(Poils d'animaux)
오늘의 방문이 더욱 특별했던 또 다른 이유는 박물관 외부에서 진행된 야외 행사가 있었다. 선사시대 올림피아드(Olympiades préhistoriques)라고 이름 지은 이번 행사에서는 가족단위의 방문객들이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선사시대 여러 종류의 체육 활동이 있었다. 암벽타기부터 소 타기, 부싯돌을 이용하여 불 붙이기, 돌 던지기, 나무를 이용한 볼링, 벽화 색칠하기, 각종 음악 도구 체험 등 어린아이부터 부모들까지 모두가 즐길 수 있는 활동들이었다.
열심히 박물관 구경과 야외 스포츠 체험 활동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려는 찰라, 박물관 측에서 직접 준비한 지역 특산품으로 만든 간식거리가 제공되는 모습을 발견했다. 염소우유로 만든 신선한 요거트에 여름철 맛있는 산딸기와 블루베리 과일, 렌틸콩으로 만든 요리와 소고기 햄버거 등. 허기진 배도 채우고 자연이 주는 이 모든 소중한 식재료에 감사함을 느꼈다. 그리고 왠지 모르게 수만 년 전의 고대 조상들도 우리와 같은 음식을 먹지 않았을까 하는 궁금증도 커져 갔다.
Archaeological Museum of Val d'Oise
4 Place du Chateau, 95450 Guiry-en-Vexin
+33 1 34 33 86 00
화-금 9AM - 17:30PM
토-일 13PM - 18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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