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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ldren's online privacy, 온라인에서 내 자녀의 사생활 보호

2017 - 2023 PARIS

by cindenella 2021. 5. 28.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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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에서 한창 임신기간을 보내고 있었던 때, 이곳 프랑스에서 사귄 친구가 나보다 먼저 아이를 낳았다. 엄마 아빠의 서구적인 얼굴을 그대로 빼닮은 이목구비가 뚜렷한 아주 예쁜 아기였다. 얼마 뒤 친구는 본인의 SNS에 아이의 사진을 올렸다. 하지만 아이의 예쁜 얼굴이 가려진 사진이었다. 왜 그 예쁜 얼굴을 감추고 올린 것일까? 

 

프랑스인 친구가 자녀 사진을 SNS에 올린 모습, @2021

 

나의 궁금함에 나의 프랑스인 남편이 대답해 주길,

'아이의 사생활 보호로 당연히 얼굴을 자르고 올리는 거야. 아이의 얼굴이 함부로 노출되면 안 되니까.'

 

순간 나는 남편의 설명이 이해가 가면서도 마음속 의아함을 감출 수가 없었다. 왜냐하면 내가 자라온 한국에서는 이와 정반대의 사례를 볼 수가 있기 때문이다. 결혼을 하고 자녀가 있는 한국의 대부분의 내 친구들의 SNS를 보면 본인의 사진보다 자녀의 사진들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특히 아기가 태어나자마자부터 인스타그램에 아이의 이름으로 새 계정을 만들어 아기 성장과정을 사진으로 올리는 경우도 많다.  카카오톡과 같은 메신저의 프로필 사진도 내 사진보다는 자녀들 사진들로 지정해 둔 경우도 많이 보았다. 

 

부모 SNS 속 아이 사진, 누구를 위한 행복인가?

한국의 세이브 더 칠드런 기관이 지난 2월 조사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자녀의 사진을 SNS에 올리는 이유가 '자녀의 성장 기록(63.9%)을 위해서가 제일 많았다. 이 외에도 '자녀의 귀여운 모습을 자랑하고 싶어서(24.6%), '자녀의 근황을 친인척에게 알리기 위해(10.6%) 게시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아마 한국의 내 친구들도 아기가 태어나서부터 성장 기록을 목적으로 자녀 이름으로 된 새 계정으로 여러 사진과 동영상을 게시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아기가 출산병원에서 태어나는 순간부터 기저귀만 입고 있는 사진, 처음 뒤집기를 하는 모습, 목욕하는 모습 등 다양한 사진과 영상을 게시한다. 분명 아기를 위한, 아기의 성장 기록을 담는 목적이지만 과연 궁금해진다. 이 아이는 커서 본인의 모든 모습이 적나라하게 공개된 SNS를 보고 어떤 반응을 보일까? 본인의 사진과 영상을 고스란히 남겨준 부모님에게 고마움을 느낄까? 아니면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모든 과거가 노출된 것에 충격을 받을까?

 

어쩌면 두 번째 답변이 나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 본다. 지금 자녀의 사진을 한창 SNS에 공개하는 젊은 부모들, 나와 동시대를 살아온 30대의 우리들의 어릴 적을 생각해 보자. 우리가 태어난 80년대의 아날로그 시절, 필름 카메라로 사진을 담고 손으로 직접 일기를 기록했던 날들이었다. 만약 나의 어릴 적 사진들과 기록들이 인터넷에 공개적으로 드러난다면? 입장 바꿔 생각해 보면 과연 우리 역시 내 과거를 비밀로 간직하고 싶은 부분들이 분명 있을 것이다. 

 

아이의 하루하루 성장과정을 사진으로 담고 싶은 엄마의 마음, @Juyapics, 2021

 

아이의 사생활 보호를 존중하자.

앞서 설명한 것과 같이 지금 내가 살고 있는 프랑스에서는 자녀의 사진을 SNS에 주기적으로 혹은 공개적으로 게시하는 부모를 거의 찾기가 힘들다. 물론 SNS로 이름이 알려진 유명 스타의 경우 예외적으로 자녀의 사진을 게시하여 브랜드 협찬이나 광고의 도움을 받기도 한다. 하지만 일반 가정의 부모라면 나의 SNS에 자녀 사진을 올리는 것을 어쩌면 당연하지 않다고 본다. 특히 18세 이하의 어린 자녀를 둔 부모일수록 더욱 사진을 올리는 것을 조심하는 경우를 보았다.

 

아이의 사진을 올리더라도 뒷모습이 나온 사진이라든지, 아이의 눈을 모자이크 처리해서 올리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아이가 성장해 본인 의사 판단이 가능한 나이가 되면 아이에게 직접 물어보고 허락을 구한다. 아이가 만약 본인의 모습이 인터넷에 공개되는 것이 싫다는 의사를 표현하면 부모는 그를 있는 그대로 존중해 준다. 

 

이와 더불어 아이의 정보가 인터넷에 공개되는 것에 아동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아이의 이름,  생년월일, 아기가 다니는 유치원 등의 개인 정보가 노출됨으로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범죄가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나에게는 눈에 넣어도 안 아픈 자식, 그 귀엽고 사랑스러운 모습을 더 많은 이들과 나누고 싶은 것이 부모의 욕심일 것이다. 지금 자녀의 사진을 인터넷에 게시하는 부모들 역시 나쁜 의도보다는 좋은 목적으로 그 사진을 공유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조금 다른 시각으로, 과연 내 아이가 자라서 이 모든 정보를 발견했을 때, 그리고 예기치 못한 범죄가 생길 우려를 대비해서 생각을 달리 해 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모든 것이 디지털화 된 지금의 세상에서 온라인으로 다른 이들과 소통하는 것을 멈추는 것은 불가능하다. 단지, 지금 내가 내 자녀의 사진을 인터넷에 올릴 때, 과연 누구를 위한 행복인지, 내 아이의 미래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를 한번 더 생각해 보자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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