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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프랑스에 살고 싶어했을까?

2017 - 2023 PARIS

by cindenella 2019. 7. 21.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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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est in Cergy @Juyapics, 2019

학창시절부터 나는 외국어 배우는 것을 참 좋아했다. 중, 고등학교 때 수능공부에 스트레스를 받으면서도 외국어 수업인 영어, 한자, 일본어 시간은 가장 흥미롭게 수업에 집중했던 기억이 뚜렷하다. 내게 외국어를 배운다는 것은 나와 다른 남과의 소통에서 서로를 이해하고 알아나가는 데 가장 중요한 수단이라고 생각했다. 새로운 문화와 환경에 적응해 나가면서 전혀 다른 문화를 가진 사람들과의 만남을 소중히 여겨왔다. 왜냐하면 그 속에서 나의 진정한 모습을 발견해 나갈 수 있었기 때문이다. 

 

외국어 배우기에 대한 왕성한 호기심과 열정을 가지고 대학시절, 새로운 언어에 도전해 보고 싶었다. 20살 때부터 혼자 배낭여행을 통해 만난 세계 각지의 사람들과의 만남에서 다양한 언어를 직접 들어보며 내게 가장 어울리는 언어를 찾고 싶었다. 발음이 색다르고 지금까지 배운 언어와 다른 여러가지 선택을 두고 고민해 보았다. 목청에서 발음을 만들어 내는 '아랍어', 알파벳 철자 하나하나 발음을 리듬처럼 만들어내는 '이탈리아어', 그와 비슷하게 격렬하고 열정적으로 대화가 진행되는 '스페인어', 이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언어는 무엇일까? 

 

나의 선택은 바로 '프랑스어' 였다. 배낭여행 당시 만난 프랑스 사람들과의 만남에서부터, 유머와 예술적인 부분을 겸비한 프랑스 영화들을 보면서 내게 가장 매력적인 언어로 선택되었다. 그렇게 대학 졸업 전, 학교 내 국제언어교육원에서 프랑스어를 직접 등록하여 나의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였다. 영어 알파벳을 사용하지만 발음이나 쓰기 부분에서 프랑스어 만의 고유한 방법을 새로 익혀야 했다. 이렇게 학창시절 시험을 위한 공부가 아닌 오롯이 나의 개인적인 관심과 흥미로 시작된 공부는 또 다른 도전의식을 심어주었다. 

 

약 5개월의 시간동안 꾸준히 수업에 참석하며 프랑스어를 배우게 되었다. 그 후, 대학을 졸업하고 영어를 공용어로 사용하는 아프리카의 국가들로 파견을 나가게 되었던 나는 잠시 프랑스 공부를 중단하게 되었다. 하지만, 초급단계에 머물렀던 프랑스어 공부에 대한 아쉬움이 남아 아프리카에 있는 동안 프랑스 문화원에 수업을 등록하며 틈틈히 배움을 이어나가고자 하였다. 아쉽게도 한결 같았던 프랑스어 배움에 대한 나의 의지와 열정에 반해, 나의 수준은 계속 한 곳에 머물러 있었다. 일상생활에서 언어를 사용하지 않고 책으로, 혼자서 배움을 꾸준히 이어나가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그렇다고 주위의 프랑스인 친구들을 붙잡고 나의 초급용 수준에서 회화를 연습할 수도 없는 현실이었다. 나는 언제쯤 프랑스어를 유창하게 구사할 수 있을까? 언젠가 내게 기회가 생긴다면, 꼭 1년 정도의 시간을 '프랑스어 배우기' 를 위해 투자하고 싶었다. 그리고 이왕이면 프랑스에서 직접 가서 그 꿈을 이루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해 졌다.

 

약 10년 전 시작된 나의 꿈이 현실로 이루어졌고 나는 프랑스에 살아가고 있다. 물론 오롯이 '프랑스어 배우기'만을 위해 이곳을 도착하지는 않았지만, 매일의 일상에서 직접 듣고 보고 말하는 훈련으로 프랑스어를 익혀나가고 있는 중이다. 아직은 유창하게 구사할 정도는 아니지만, 프랑스 사람들을 만났을 때 부끄럽거나 두려운 마음보다 자신있게 그들의 대화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며 또박또박 나의 발음을 전하려고 하고 있다. 바로 언어를 배운다는 것, 그것의 가장 큰 보람은 유창한 발음과 문법 구사보다도 어떠한 상황에서도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자신감과 능력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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