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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stille Day, 프랑스 혁명기념일

2017 - 2023 PARIS

by cindenella 2020. 7. 16. 0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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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이곳 프랑스에서 가장 중요한 기념일이라고 할 수 있는 '혁명기념일'이었다. 프랑스에서는 1년 중 가장 큰 축제이자 공휴일이기도 하다. 프랑스를 벗어나 다른 국가들에서는 이곳의 혁명기념일 (La fête nationale française)을 바스티유의 날 (Bastille Day)이라고 흔히들 부르는데 어떠한 상관관계가 있을까?

 

바스티유 감옥 습격사건 @L'histoire par l'image

 

'바스티유의 날'은 프랑스 혁명이 일어난 1789년으로 되돌아 간다. 당시, 루이 14세부터 이어진 왕실의 부패와 사치가 루이 16세에 이르러 극에 달한 상태였다. 또한 절대 왕정 시기부터 성장해 온 계급 간의 차별은 계속해서 커져만 갔다. 귀족 세력 못지않게 여러 특권을 누리고 있던 부르주아 계급과 달리, 단순히 신분이 다르다는 이유로 많은 사회적 차별을 받고 있던 평민들의 불만은 쌓여만 갈 수밖에 없었다.

 

이런 시민들의 분노가 마침내 혁명을 이끌어 내었는데 그 혁명이 일어난 곳이 파리 시내에 위치해 있던 바스티유 감옥이었다. 왜 하필 감옥에서 혁명이 일어날 수 있었을까? 바스티유 감옥은 원래 14세기 중반, 영국의 침략으로부터 파리 외곽을 방어하기 위한 요새로 건설되었었다. 하지만 파리 북부에 다른 요새와 관문들이 생기면서, 15세기 초 감옥으로 용도가 바뀌게 되었다. 그 후, 이곳은 절대 왕정 군주인 루이 16세 통치 시기에 왕정에 반대하는 정치범 수용시설로 활용되게 되었다. 

 

바로 이곳에서 1789년 7월 14일, 절대 왕정의 잘못된 정치에 분노한 프랑스 시민들이 혁명을 일으키게 된 것이다. 당시 약 1만여명의 시민들이 참가하고 수많은 희생자들을 낳게 되었지만, 그 희생이 프랑스 국가의 민주주의를 향한 최초의 희생으로 기억되게 되었다. 그 결과, 인권 선언을 통해 봉건제 폐지와 평등 사회 추구, 시민의 뜻에 의한 민주주의 국가의 기틀을 마련하게 된다. 당시 절대 군주였던 루이 16세와 왕비인 마리 앙투아네트를 처형시킨 것 역시 많이 알려진 결과 중 하나이다. 

 

이렇게 바스티유의 날은 프랑스 내에서 현재의 프랑스가 있기까지 큰 변화점을 제공해 준 혁명이었다. 이에 더 나아가, 혁명의 가장 핵심이었던 '자유와 평등사상'이 유럽의 주변 국가와 다른 대륙에까지 퍼져 나가면서 전 세계인들에게도 큰 의미가 있는 날이 되었다.  

 

프랑스 혁명기념일, 2020년 7월 24일, @Twitter
프랑스 혁명기념일, 2020년 7월 24일, @Google

 

올해도 어김없이 이 중요한 축제를 기념하기 위한 다양한 이벤트가 준비되어 있었다. 안타깝게도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인해 일반 대중들의 참가가 어렵게 되었지만 매년 진행해 온 전통적인 프로그램은 그대로 진행되는 모습이었다. 파리 시내 샹젤리제 거리에서 펼쳐지는 대대적인 군사 퍼레이드와 하늘에서 펼쳐지는 공군의 축하비행 공연과 함께, 밤이 되면 혁명기념일의 백미로 꼽히는 아름다운 음악 콘서트와 에펠탑 주위로 대규모의 불꽃 축제가 펼쳐졌다. 

 

3년 째, 프랑스에 거주하면서 매년 같은 혁명기념일의 이벤트를 눈으로 직접 보면서 올해는 왠지 모를 의문감이 들었다. 프랑스의 민주주의의 시발점이자 인권 평등을 강조한 날을 기념하는데, 국가의 힘을 상징하는 목적으로 군사력을 앞세워 소개하는 모습이 조금은 의아했다. 국가의 안전을 보장하고 절대왕정을 벗어난 시민들의 군사적 승리를 기념하는 데는 의미가 있겠으나, 이를 대신하여 프랑스 국민들이 본인들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의미를 가진 날을 보다 함께 참여할 수 있고 기념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은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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