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지하철 역에서 우연히 보게 된 파리 일렉트로 음악 전시회 포스터.
포스터를 보자마자 전시 날짜를 기억하고 꼭 방문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그리고 이번 7월 말, 음악을 좋아하는 친구 2명과 함께 전시를 찾게 되었다. 생각보다 전시 규모는 작았지만 기대 이상의 전시였다. 평소 내가 좋아하는 프랑스 출신의 세계적인 댄스 일렉트로 음악의 영웅, 다프트 펑크 (Daft Punk) 음악을 비롯하여 일렉트로 음악의 숨겨진 이야기를 직접 보고 듣고 느낄 수 있었다.
띠띠띠~ 삐삐삐~ 마치 컴퓨터가 만드는 소리인지 착각이 드는 전자적인 음색을 들어보았는가? 여러 주파수나 파형의 소리를 합성하여 새로운 소리를 만들어 내는 기계 장치들이 있다. 이러한 전자 장치에 건반을 달아 고유한 패턴을 변형시키면서 반복하는 음악을 묶어 우리는 일렉트로 음악 (Electro) 이라고 부른다. 일부 대중들에게는 단순한 기계음이 나오는 음악 정도로 알려져 있는 경우도 있지만, 현재 대중음악에 일렉트로 음악은 다양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테크노, 하우스, 트렌스, 디스코 등 여러 음악 장르에 일렉트로 음악이 중요한 뿌리를 형성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일렉트로 음악이 젊은이들 사이 댄스클럽에서 사용되는 EDM (Electronic Dance Music)으로 많이 알려져 있지만 조금 더 포괄적인 의미의 전자음악으로 이해하는 것이 좋겠다.
전자음악의 대표 장르 중 하나가 테크노 음악이다. 1980년대 전자음악이 부흥하면서 전자, 기계음 본질에 충실한 장르로 많은 인기를 끌었다. 이러한 테크노 음악의 역사는 바로 미국의 디트로이트와 미시간 주에 기원을 두고 있다. 빈촌과 부촌이 극명하게 갈리며, 중상층 백인과 가난한 흑인들이 따로 살았던 디트로이트 지역에서 테크노 음악이 어떻게 탄생했을까? 80년대, 자동차 산업으로 빠르게 성장하던 디트로이트에서 값싼 흑인 노동자들이 많아지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자동차 산업이 디트로이트 지방을 벗어나 외곽으로 옮겨지게 되었고 버려진 집들과 공장들로 도시 자체가 황폐화 되었다. 우울하고 어두운 환경 속에서 미래에 대한 새로운 혁신과 기술이라는 희망을 주며 새로운 기계음 중심의 음악이 인기를 끌게 되었고, 클럽 파티용 중심의 음악 편곡에서 점차 우리가 아는 테크노 음악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크라프트베르크 (Kraftwerk)는 독일의 전자 음악 그룹으로 일렉트로 음악의 선구자로 불린다. 1960년대 후반, 그동안 전례에 없던 로보틱한 사운드를 만들어내며 순수한 기술적인 음악 컨셉으로 당시 신선한 충격을 가져다 준 그룹이다. 이렇게 전자음악의 선구자가 탄생한 독일에서 1990년대,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면서 테크노 음악이 점점 유행을 하게 되었다. 서독과 동독으로 나누어져 있던 당시 청년들을 하나로 합치는 데 테크노, 트렌스 음악 장르로 시작된 다양한 파티문화가 영향을 끼치게 된다. 다시 말해, 독일의 테크노 음악은 음악적 장르로서 뿐 아니라 현대 독일 사회 형성과 청년 문화에 핵심 역할을 수행했다.
현대 전자음악의 대명사로 알려져 있는 다프트 펑크 (Daft Punk)는 1993년부터 활동한 프랑스의 전자 음악 듀오이다. 헬멧을 쓰고 마치 로봇을 연상시키는 모습의 비쥬얼로 많이 알려져 있으며, 지금까지 하우스, 디스코 등 다양한 전자음악의 대중화에 많은 기여를 했다. 90년대 유럽과 미국에서 큰 인기를 끌었으며 2000년대 세계적인 전자음악 붐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특히 이들의 2집인 Discovery는 2000년대 최고의 명반 중 하나로 항상 거론되고 있다. 중독성 있는 비트와 흥겨운 리듬으로 그동안 많은 광고와 영화 음악에도 사용되었다. 특히 신나는 가사와 흥겨운 반주로 큰 인기를 끈 'Get Lucky'가 대표 음악 중 하나라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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