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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liday in Napoli, 나폴리 여행, Jan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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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indenella 2020. 8. 13.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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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POLI   I    ITALY

JAN 07-10, 2020

 

2020년 1월 초, 첫 번째 이탈리아 여행을 떠났다. 아직 날씨가 차가운 추운 겨울, 조금 더 햇살을 만끽할 수 있는 이탈리아 남부에 위치한 나폴리로 정했다. 나폴리에서의 여정, 잊지 못할 추억도 만들면서 예상치 못한 어려움도 문득문득 찾아든 여행이었다.

 

숙소 창문에서 바라본 Plebiscito 광장, @Juyapics, 2020
숙소에 도착해서 마신 첫번째 이탈리아 커피, @Juyapics, 2020
나폴리 거리 곳곳에 보이는 열대 나무들, @Juyapics, 2020
이탈리아 특유의 좁은 골목들 모습, @Juyapics, 2020

 

#생각보다 비쌌던 물가

먼저 나폴리에 도착하자마자 공항에서 버스를 타고 숙소로 이동했다. 분명 버스기사 아저씨가 설명해 준 종착역에 도착해서 숙소로 향하는데 다시 굽이굽이 산길이 나타났다. 무거운 짐을 들고 오르막길을 한창 걷다가 땀을 뻘뻘 흘리며 숙소에 도착했다. 이미 점심시간이 지난 오후 3시, 배도 많이 고프고 숙소 근처에서 간단한 샌드위치라도 사 먹고 싶은 마음에 밖을 나섰다. 간단한 빵과 햄, 치즈가 들어간 나폴리 사람들의 평범한 간식거리를 선택했다. 계산대에 서서 앞 손님의 샌드위치 가격을 보니 1.6유로로 굉장히 저렴했다. 다음은 우리 차례, 샌드위치 2개에 물 2개, 총 16.9유로라고 한다. 어떻게 이렇게 비쌀 수가 있을까? 하지만 이탈리아어로 소통이 안되자, 결국 돈을 지불하고 나와야 했다. 

 

나폴리 도착해서 처음으로 먹은 샌드위치, @Juyapics, 2020

 

이렇게 도착 순간부터 나폴리는 우리에게 기대치 못한 인상을 안겨주었다. 그동안 프랑스에서 가장 가깝게 알고 지낸 이웃과 친구 2명이 나폴리 출신이었고 그 친구들을 통해서 나폴리 사람들의 후한 인심과 정을 익히 들어왔다. 하지만 직접 우리가 도착해서 만난 나폴리 사람들은 외부인들에게 조금은 경계심을 가지고 있었고 또한 물가도 생각보다 비쌌다. 

 

첫째 날 시내 구경을 마치고 친구가 추천해 준 식당에서 저녁을 하기로 했다. 피자의 고향 나폴리에 왔으니 피자도 시키고 해산물이 가득한 파스타도 시켰다. 이미 가격이 나와있는 메뉴판을 보고 정했기에 식사 후, 우리 앞에 놓인 영수증 가격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식당 자릿세로 1인당 1.5유로씩, 서비스비로 7유로를 따로 내야 했다. 식당 주인에게 서비스비는 무엇인가요?라고 물었더니 '우리도 몰라요. 우리 도시의 정치적인 거예요.'라고 한다. 결국은 전체 음식 총비용이 프랑스에서의 외식값과 비슷했다. 

 

나폴리 전통 튀김음식, Fritto misto all'italiana, @Juyapics 2020
나폴리 고고학 박물관에서, @Juyapics, 2020
나폴리 현대 미술 갤러리 (PAN), @Juyapics, 2020
나폴리에서 가장 맛있었던 식사, Sorbillo에서의 피자, @Juyapics, 2020

 

# Made in Italy? NO! Made in Napoli!

나폴리 시내 곳곳을 구경하면서 한가지 발견한 점은 이태리산을 제외한 다른 나라의 상점들이나 식당들을 찾기가 어려웠다. 전 세계 어느 큰 도시에서나 보이는 흔한 브랜드인 H&M이나 ZARA도 보이지 않고 스타벅스는커녕 맥도널드도 단 한 곳만이 보였다. 그만큼 이곳 이탈리아 사람들만의 고유의 본인 문화와 전통을 유지하고 지키려 하는 강한 자부심이 보였다. 

 

특히나 옷 하나를 고르더라도 최고의 재질과 디자인을 심사숙고하는 모습이 전해졌다. 나이가 지긋한 60-70대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쇼핑하는 모습에서 나이가 들어도 나만의 스타일을 지켜나가는 모습이 내가 경험해 온 한국과 많이 달라 보였던 것이다. 

 

여행의 막바지에 우리도 패션이 유독 눈에 띄는 이곳에서 마음에 드는 옷을 고르기 위해 상점에 들어섰다. 남성복 전문매장이었고 고급 재질과 원단을 사용하는 데 자부심이 강한 곳이었다. 옷을 고르면서 자연스럽게 상점 주인과 대화를 나누게 되었다. 이곳 지역 사람들의 패션에 대한 남다른 관심에 많은 인상을 받았다고 전하며 우리가 고른 옷과 스카프를 가리키며 물었다. 

 

"이 제품들도 이탈리아 산 맞지요?"

"아뇨! 나폴리 산입니다!"

 

아, 나폴리도 이탈리아의 한 도시가 아니었던가? 순간 이곳 나폴리가 이탈리아가 아닌 다른 나라인지 착각하게 되었다.

 

 

# 기대 이상의 감동, 폼페이

폼페이 도시의 시작을 알리는 폼페이 광장, @Juyapics, 2020

 

나폴리로 여행을 선택했던 또 다른 이유 중 하나가 폼페이를 방문하는 것이었다. 폼페이에서의 시간은 기대 그 이상의 감동과 전율을 가져다 주었다. 모든 시간이 잠시 멈춘 듯, 고요한 평일 낮의 따스한 햇살 아래 그곳에서의 상상의 시간에 빠져 보았다. 내가 만약 이 도시에 2000년 전에 있었다면? 지금 폼페이 도시가 살아있다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

 

2000년 전 사라진 폼페이 도시에서, @Juyapics, 2020

폼페이에 대해 미리 공부하고 간 사실들

1. 2000년 전, 폼페이 베수비오(Monte Vesuvio) 화산이 폭발하면서 화산재가 쌓여 마을 전체가 뒤덮였었다. 그러다 우연히 한 농부에 의해 4m 토지 아래 남아있는 마을을 발견하게 되었다.

 

2. 남아있는 도시의 모습 중에 사람의 모습은 찾을 수 없었는데. 그 이유는 사람의 시신이 썩고 난 후 구멍처럼 빈 자리만 남아 있었던 것이다. 그 빈 구멍에 석고를 부으니 놀라울 정도의 사람의 형태를 갖춘 모습들이 발견되었다.

 

3. 2000년 전의 사람들은 자급자족을 했을 것이라는 착각을 하지만 이곳 폼페이에서는 완벽한 마을의 모습을 갖추고 있었다. 서민들을 위한 화덕이 있는 빵집, 신선한 음식을 파는 식당, 가죽공방, 오줌을 이용한 대중 세탁소 등 상상 이상의 상업이 발달한 도시였다.

 

4. 도시 곳곳에 발견되는 '남근'형상. 많은 사람들이 다니는 도로 곳곳에 사창가의 방향을 알려주는 표지판 역할을 하기도 했고 혹은 부와 행운의 상징으로 남근의 모습을 한 형상들이 많이 발견되었다.

 

5. 지중해의 국제 무역도시. 동서양을 오가는 국제 중개 무역지로 항구 주변에는 술집, 매춘부 시설이 활성화 되었었다.

 

6. 신비의 저택. 폼페이 도시에는 재벌급 부자들도 많았다. 당시 색채가 보존된 화려한 '프레스코화' (Fresco) 장식과 모자이크 등이 다수 발견되면서 부자들의 화려함의 극치를 엿볼 수 있었다. 또한 그림에서 보이듯, 음식은 다 먹지 않고 바닥에 버리는 것이 당시 부자들의 미덕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한다.

 

7. 빈부격차는 컸지만 가난 때문에 굶어 죽는 비극은 없었다. 로마 정치적 과제 중 하나로 시민들에게 식량을 나눠주는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었다. 

 

8. 공공수도시설의 발달. 당시 폼페이의 도시 문명 시설을 보여주는 예시로, 공공수도시설이 발달되어 있었다. 로마인들이 개발한 공학적 산물로 물을 공급하던 다리를 아치 기술로 만들었다. 또한 물의 저장소 역할을 한 '급수탱크' 시설도 만들었는데, 그 용도는 가장 먼저 시민들을 위한 식수 공급, 그 후 부자들을 위한 개인 주택용 수로, 마지막으로 공중목욕탕용으로 쓰였다고 한다.

 

9. 로마인들에게 공중목욕탕은 무슨 용도였을까? 왜 그렇게 화려하게 지었을까? 단순한 목욕시설이 아닌 누구나 공짜로 사용할 수 있는 문화시설이었다고 한다. 목욕시설 외에도 식당, 휴게실, 체육관이 겸비되어 있었고 이곳에 드나들 때는 신분차별이 없었다고 한다. 사교의 장이자 로마인으로서의 정체성을 확인할 수 있는 곳.

 

10. 폼페이 포럼. 로마식 중앙 대광장으로 이곳을 거쳐 시민들은 시장도 가고 공지문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시민들이 직접 투표에 참가할 수 있는 곳이자 법정이 서는 곳이며 시의원들이 직접 만나 회의하는 공공의 장소였던 것이다. 

 

 

 

이번 여행의 좀 더 생생한 이야기는 아래 동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Q8lXMsZwHEA&t=52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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